가을이면 배추 심는 농부들의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배추벌레, 특히 배추좀나방과 작은 뿔나방 같은 해충들이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다 보면 농약은 피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벌레에 다 뜯기면 애써 심은 배추가 속상하게 망가진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직접 해본,
농약 없이 벌레를 줄이는 유기농 방식 5가지를 정리해 봤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1️⃣ 마늘·고추·생강으로 만든 천연 해충 스프레이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마늘 5쪽, 고추 2개, 생강 한 조각을 믹서에 갈아서
물 1리터 + 식초 1큰술과 섞은 뒤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그걸 체에 걸러서 분무기에 넣고 배추 잎 뒷면까지 골고루 뿌린다.
👉 포인트: 오전보다는 해가 진 저녁 무렵에 뿌려야 잎이 덜 상한다.
나도 이 방법으로 작년에 배추벌레 피해를 절반 이상 줄였다.
2️⃣ 계피 + 식초 혼합액으로 벌레 기피
계피는 향 때문에 나방류 해충이 접근하지 않는다.
계핏가루 1큰술 + 식초 1컵 + 물 1리터를 섞어
하루 정도 두었다가 희석해서 뿌리면 좋다.
특히 새로 난 어린 배춧잎에 뿌리면 벌레가 잘 안 붙는다.
3️⃣ 모래와 재(灰) 뿌리기 — 땅속 해충 예방
벌레는 땅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배추 밑동에 마른 재나 깨끗한 모래를 살짝 덮어두면
달팽이, 민달팽이, 지렁이유충 같은 해충이 접근하기 어렵다.
👉 주의: 너무 두껍게 덮으면 통기성이 나빠져 뿌리가 썩을 수 있다.
4️⃣ 배추 사이에 허브 심기
라벤더, 로즈메리, 민트 같은 허브는
향이 강해서 벌레들이 싫어한다.
나는 배추 두 줄마다 민트를 조금씩 심어뒀는데,
그 이후로 배춧잎 구멍이 훨씬 줄었다.
게다가 허브 향이 밭 전체에 나서 기분도 좋아진다.
5️⃣ 유인 트랩(노란 끈끈이 판) 설치
유기농 농부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다.
노란색 끈끈이 트랩은 배추좀나방이나 진딧물 같은
벌레를 유인해서 잡는다.
비닐하우스뿐 아니라 노지에서도 효과가 꽤 좋다.
🌱 마무리
배추벌레는 완전히 없애는 건 어렵지만,
자연 재료를 이용한 방제는 꾸준히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흙 속 미생물도 지킬 수 있다.
결국 유기농 농사의 핵심은
“조금 느리지만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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