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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배추, 유기농으로 벌레 없애는 5가지 방법과 물 관리 노하우

by 마담쇼콜라 2025. 10. 13.

가을이면 배추 심는 농부들의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배추벌레, 특히 배추좀나방과 작은 뿔나방 같은 해충들이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다 보면 농약은 피하고 싶지만, 벌레에 다 뜯기고 나면 애써 심은 배추는 정말 형편없이 망가져버린다. 하지만 벌레만큼 무서운 것이 '질긴 배추'라는 것을 실패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재작년 난생처음으로 배추 농사를 지었었다. 사진처럼 나름 풍성하게 잘 자랐지만, 김장을 다 끝마치고 나서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배추가 너무 질겨서 이게 먹을 수나 있는 정도인가 싶은 것이 정말 힘들게 다 담고 나서 막판에 다 버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였다.  어린 모종 때 잠깐 물을 주고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웠더니 그렇게 자랐던 것이었다.

 

배추는 수확 직전까지 물관리를 잘해줘야 부드럽고 연한 배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직접 해본, 농약 없이 벌레를 줄이는 유기농 방밥 5가지 '연한 배추를 얻는 물 관리 노하우'를 정리해 봤다.

                                               

수확 직전의 알이 꽉찬 가을 텃밭 배추 사진
겉은 멀쩡하지만, 물 관리에 실패해 질겨지고, 달팽이 알 때문에 밤 새워 씻었던 그 배추이다.

                                                                                               


유기농으로 벌레 없애는 5가지 방법

1. 마늘·고추·생강으로 만든 천연 해충 스프레이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마늘 5쪽, 고추 2개, 생강 한 조각을 믹서에 갈아서
물 1리터 + 식초 1큰술과 섞은 뒤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그걸 체에 걸러서 분무기에 넣고 배추 잎 뒷면까지 골고루 뿌린다.

 

👉 포인트: 오전보다는 해가 진 저녁 무렵에 뿌려야 잎이 덜 상한다.
나도 이 방법으로 작년에 배추벌레 피해를 절반 이상 줄였다.


2. 계피 + 식초 혼합액으로 벌레 기피

 

계피는 향 때문에 나방류 해충이 접근하지 않는다.
계핏가루 1큰술 + 식초 1컵 + 물 1리터를 섞어
하루 정도 두었다가 희석해서 뿌리면 좋다.
특히 새로 난 어린 배춧잎에 뿌리면 벌레가 잘 안 붙는다.


3. 모래와 재(灰) 뿌리기 — 땅속 해충 예방

벌레는 땅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배추 밑동에 마른 재나 깨끗한 모래를 살짝 덮어두면 달팽이, 민달팽이, 지렁이 유충 같은 해충이 접근하기 어렵다.

 

⚠️  이 방법이 땅속 해충 예방에 정말 중요하다. 나는 이걸 몰라서 엄청나게 고생했다. 재작년 김장때 신랑이랑 배추를 씻는데, 배추 잎 사이사이에서 캐비어처럼 동글동글한 달팽이 알 밤새도록 씻어도 끝도 없이 나왔었다. 아마도 배추밭에 기어 다니던 민달팽이 알이었을 것이다. 결국 밤새 배추를 10번도 넘게 씻고 나서야 겨우 김장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배추 농사 자체를 포기했다. (도저히 그 알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이 고통을 겪지 않으려면 배추 밑동과 두둑에 재나 모래를 넉넉하게 뿌려두는 것이 정말 필수이다.

 

👉 주의: 너무 두껍게 덮으면 통기성이 나빠져 뿌리가 썩을 수 있다.

 


4. 배추 사이에 허브 심기

 

라벤더, 로즈메리, 민트 같은 허브는
향이 강해서 벌레들이 싫어한다.
나는 배추 두 줄마다 민트를 조금씩 심어뒀는데,
그 이후로 배춧잎 구멍이 훨씬 줄었다. 게다가 민트는 번식력도 강해서 한번 심어두면 매년 다시 심을 필요도 없고 밭 전체에 퍼지는 기분 좋은 향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5. 유인 트랩(노란 끈끈이 판) 설치

 

유기농 농부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다.
노란색 끈끈이 트랩은 배추좀나방이나 진딧물 같은
벌레를 유인해서 잡는다.
비닐하우스뿐 아니라 노지에서도 효과가 꽤 좋다.


연한 배추를 위한 관리 노하우 (질긴 배추 예방)

배추는 심고 난 뒤 물을 소홀히 주면 절대 안 된다. 모종 정식 후 중간에 가물 때 물을 한 번 놓쳤더니, 수확한 배추가 질겨져서 나중에 먹을 때마다 정말 고생을 했다. 수확할 때까지 땅이 마르지 않도록 꾸준히 물을 주는 것이 농약 방제보다 더 중요한 연한 배추를 얻는 유일한 노하우다.


마무리

 

배추벌레는 완전히 없애는 건 어렵지만, 자연 재료를 이용한 방제는 꾸준히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도 안전하고, 흙 속 미생물도 지킬 수 있다. 결국 유기농 농사의 핵심은 "조금 느리지만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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