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땅콩 농사를 망친 솔직한 기록입니다. 봄에 심고 방치했던 땅콩밭에서 벌어진 조금은 충격적인 수확 결과와 재작년 두더지 사태까지! 초보 텃밭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땅콩 농사 실패 이유와 다음 해를 위한 구체적인 교훈을 공유합니다.

1. 시작하는 이야기: 남편을 위한 2년 차 땅콩 도전기
올해 땅콩 농사도 재작년에 이어 대 참패입니다. 특히 남편이 유독 좋아하는 땅콩인데 귀찮다는 이유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손을 놓다시피 했더니, 딱 정직한 결과물을 보여주더라고요. 흙을 털어냈을 때, 제 손바닥 위에 겨우 몇 알의 땅콩이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허탈함보다는 '역시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사실 땅콩을 심은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대충 늦 봄이었고, 다른 작물들 심으면서 '이거라도 심어놓으면 알아서 크겠지' 하는 마음으로 심었습니다. 2년 전의 악몽 같은 기억 때문인지 올해는 비닐 멀칭을 해줬다는 것 외에는 땅콩밭에 거의 신경을 써주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밭에 나가더라도 다른 작물들에 정신이 팔려 땅콩은 그저 '잘 크고 있겠지' 하고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 재작년의 악몽: 멀쩡했던 밭의 충격적인 진실
사실 제가 땅콩 농사에 손을 놓게 된 데에는 2년 전의 충격적인 경험이 가장 큽니다. 그때는 정말 열심히, 많이 심었었습니다. 하지만 초보였던 터라 비닐 멀칭을 아예 하지 않고 땅콩을 심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땅콩 줄기가 아주 무성하고 푸르러서 풍년을 기대했습니다.
기대에 부풀어 수확을 하려는데, 세상에! 땅콩 줄기가 땅에 박혀서 뽑히는 게 아니라, 그냥 흙 위에 얹어져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줄기를 들어 올리니 뿌리는 끊겨 있고, 땅콩이 달려 있어야 할 자리에는 잔뿌리만 남아있었고 주변 이랑을 보니 껍데기만 수북이 남아있었습니다. 아마도 두더지나 쥐 종류가 땅콩만 쏙 빼먹은 것 같았습니다. 그해 땅콩 수확량은 밥그릇 하나도 건지지 못할 정도였으니, 그 허탈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습니다.
3. 올해의 실패 분석: 방치와 시기 문제
올해는 비닐 멀칭을 해줘서 그 악몽은 겨우 피해 작은 대나무 바구니에 담길 정도의 양을 수확했지만 여전히 망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방치와 모종을 심은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수확일) 땅콩 줄기를 뽑았을 때, 줄기 하나당 겨우 서너 알 정도만 간신히 달려 있었습니다. 수확량이 적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밭을 가꾸지 않았기 때문인 것은 확실합니다. 물도 제때 못 주고, 특히 땅콩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북주기'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으니 땅콩이 제대로 땅 속으로 파고들 겨를이 없었겠지요.
그리고 아마도 심는 시기를 놓친 것도 큰 원인일 겁니다. 늦봄에 대충 심었더니 성장이 더뎌 제대로 여물지 못하고 결국 수확 시기를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
4. 다음 해를 위한 확실한 다짐
결과적으로 2년간 땅콩 농사에 연달아 참패했습니다. 그래도 남편을 위한 도전은 멈출 수 없으니, 이번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반드시 성공할 계획입니다.
첫째, '시기'를 정확히 지킬 것입니다. 내년 봄에는 땅콩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미리 달력에 표시해 두고 심을 것입니다. 둘째, '북주기'와 추비를 빼먹지 않겠습니다. 땅콩이 땅속으로 제대로 알을 품을 수 있도록 흙을 덮어주는 북주기 작업과 때맞춰 거름을 주는 것만큼은 반드시 챙길 생각입니다.
몇 알 안 되지만 캔 땅콩을 소중히 쪄서 남편과 나눠 먹으며, 이번 농사 경험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풍성한 땅콩 수확으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