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은 멀리서 보면 참 예쁘다. 가을에 빨갛게 물들어 벽 전체가 하나의 풍경처럼 변한다. 솔직히 나도 예뻐서 좋아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엊그제 동네 산책을 갔다가 남의 집 외벽에 붙어 있던 빨간 담쟁이를 보고 “와… 너무 예쁘다” 하고 사진까지 찍어왔을 정도니까.

그런데 그 예쁜 담쟁이 덩굴을 우리 집에는 절대 심으면 안 된다는 걸,
나는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됐다.
1. 내가 처음 들은 충격적인 말
예전 주택에서 내가 담쟁이덩굴을 심은걸 보고는
옆집 아주머니가 나를 말리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거 집 버려! 절대 심지 마!”
“뱀이 그 덩굴 타고 올라온다니까!”
솔직히 처음엔 겨울에 흉물스럽게 보인다든지
풍수지리에서 별로라든지 이런 말은 그냥 흘려들었었다.
봄·여름·가을 세 계절이 다 예쁜데
겨울 한 계절은 참으면 되잖아?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했던 거였다.
근데 “뱀이 덩굴을 타고 올라온다”는 말은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즈음에 내가 실제로 집 앞마당에서 뱀을 본 적이 있었고
신랑도 다른 날 뱀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식겁했다.
지금 생각하면 뱀이 정말 덩굴을 타고 기어오르나? 싶기도 하지만,
뱀이 아니더라도 지네나 온갖 벌레들이 덩굴을 따라 집으로 올라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게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애써 심어놓은 담쟁이를 전부 뜯어냈었다.
2. 현실은 더 최악이었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으로 이사 왔을 때,
진짜 충격을 한 번 더 받았다.
온 집 외벽과 담장, 사방팔방으로 담쟁이덩굴이 뒤덮여 있는 것이었다.
나는 “또 시작인가…” 싶었지만,
집 외벽은 리모델링 공사로 어찌 해결이 되는듯했고
담벼락에 붙은 담쟁이는 되는 대로 모두 다 걷어내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 담쟁이덩굴은 ‘한 번 붙으면 영원히 남는’ 수준이다
- 뿌리가 엄청 질기고
-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 그 조그만 뿌리에서 새순이 다시 올라온다
이사 온 지 5년째인데,
나는 지금도 집 외벽과 담장에서 담쟁이를 계속 뜯어내는 중이다.
한 번 자리 잡으면 끝이 없다.
벽 사이로 파고들어 벽 표면도 상하게 만든다.
뜯어내면 뜯어낸 자리에 검은 점박이들이 보기 흉하게 남아 있는다.

3. 미관의 반전: 예쁠 때만 예쁘다
담쟁이는 계절 따라 표정이 정말 달라진다.
🌿 예쁠 때
✔ 봄·여름·가을 3 계절
✔ 벽 전체가 자연 장식처럼 변함
✔ 멀리서 보면 정말 감성적
🍂 문제는 겨울
잎이 모두 떨어지면
벽에 붙은 줄기 뼈대만 덩그러니 남아 흉물처럼 보인다.
그것 때문에
“예뻐서 심었는데 다시 뽑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4. 풍수지리에도 좋지 않다는 점
나는 풍수를 맹신하진 않지만,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오르면
집의 기운을 막는다든지
음습해진다든지
실제로 좋지 않다는 말이 꽤 많다.
그리고 경험적으로도
해가 잘 안 드는 외벽이 덩굴로 뒤덮이면 습기가 더 차는 건 사실이다.
이것도 내가 담쟁이를 더 피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 마무리하며
남의 집 담쟁이는 지금도 예쁘다.
엊그제도 운동하다가 지나가며 감탄을 했었다.
멀리서 보면 정말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하지만 우리 집 외벽에 심는 건 절대 아니다.
뱀과 벌레의 통로가 될 수 있고,
벽을 파고들어 훼손시키고,
한 번 잘못 심으면 수년 동안 뜯어내도 끝이 없기 때문이다.
예쁜 건 인정하지만,
내 집에는 절대 들이지 않는 이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