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는 매년 비슷하게 열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 해 동안 어떻게 관리했는지가 다음 해 열매 수확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나무이다. 올해 내 감나무는 유난히 열매가 없었다. 지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결국 지난겨울 가지치기를 너무 세게 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왜 가지치기를 심하게 하면 감이 안 열릴까
감나무는 새로 자란 가지 끝에 생기는 꽃눈에서 달린다.
그래서 지난해처럼 끝을 많이 잘라버리면 꽃눈이 거의 생기지 않아서 다음 해에 열매를 보기 어렵다.
묵은 가지를 다듬는 건 필요하지만,
지난해 나처럼 열매가 많이 달렸다고
아무 생각 없이 큰 가지까지 과하게 잘라버리는 행동은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한 번에 많이’ 자르는 전정은 다음 해 열매를 거의 못 보게 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 새순이 자라기는 했지만
- 영양이 가지 끝까지 충분히 가지 않았고
- 열매를 맺을 힘도 부족했고
- 남아 있는 눈도 스트레스를 받아 대부분 휴면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감나무는 스스로 “올해는 쉬자” 하고 결정을 내려버린 셈이다.
감나무는 ‘강전정’보다 ‘균형전정’이 훨씬 중요하다
감나무는 과하게 치면 바로 티가 난다.
전문가들이 감나무 전정을 ‘가볍게, 고르게’ 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한 번에 큰 가지를 싹둑 잘라내면
- 나무는 그 부위를 회복시키느라 에너지를 대부분 써버리고
- 열매 맺는 눈이 만들어지지 못한다.
감나무는 꽃눈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리는 나무라 조금만 잘못해도 다음 해 전체 수확이 날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이 많이 달리게 가지치기하는 핵심은?


내 경험을 토대로, 실제 전원생활에서 감나무 키우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핵심은 딱 세 가지다.
묵은 가지는 조금씩 나눠서 잘라낸다
한 해에 왕창 자르는 게 아니라
2~3년에 걸쳐서 조금씩 빛이 들어가도록 만든다.
올해 나온 새 가지는 ‘가지 끝 10–15cm’만 정리
새 가지 끝에서 감이 달리기 때문에
끝을 모두 잘라버리면 열매가 사라진다.
한 가지에서 열매가 달릴 공간을 남겨둔다
가지들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바람이 통하는 정도만 가볍게 정리해 주는 것이 베스트이다.
겨울에 감나무에 꼭 해줘야 하는 관리 4가지
겨울은 감나무가 가장 깊게 쉬는 시기다.
이때의 관리가 다음 해 수확량을 거의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양을 너무 건조하게 두지 않기
겨울이라 물을 안 준다고 생각하지만,
비나 눈이 오지 않아서 흙이 지나치게 말라 있으면 뿌리 끝이 얼어붙는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촉촉하게 적셔놓는 게 좋다.
거름은 늦겨울에만 얹기
1~2월 사이, 아주 살짝 두둑 위에 퇴비를 올려두면
봄에 해가 강해지면서 천천히 영양이 내려간다.
전정은 ‘2~3월’ 사이의 맑은 날에만
겨울을 지나 이른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
날씨가 맑고 얼지 않는 날에 하는 게 적기이다.
비 온 직후나 영하권 날씨에는 절대 자르면 안 된다.
상처가 얼어버리면 눈이 죽어버린다.
반드시 ‘강전정 금지’ 원칙 지키기
감나무는 한번 상처받으면 회복이 매우 느리다.
나처럼 너무 많이 자르게 되면
그 해는 거의 ‘휴년’처럼 돼버린다.
올해 감이 안 열린 이유를 정리하면
- 지난해 가지치기를 너무 강하게 했다
- 새 가지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 꽃눈 형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 나무가 스스로 회복에 에너지를 쓰느라
- 열매 맺을 힘이 부족했다
결국 “나무가 한 해를 쉬고 간다”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전원생활을 하다 보면,
나무가 무엇을 원하는지 뒤늦게 깨닫는 순간이 많다.
올해 감나무는 말없이 쉬어버렸지만,
그 덕분에 겨울 가지치기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알게 됐다.
내년에는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가지를 다듬어
나무가 스스로 열매를 만들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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