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가득 찾아온 정원에 반갑지 않은 잡초들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다. 그나마 한구석에 넓게 자리 잡은 보랏빛의 아주가가 있는 곳은 잡초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아주가와 같이 봄마다 예쁜 꽃을 보여주며 잡초를 예방해 주는 식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정원 지피식물의 정의, 종류 및 식재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정원 지피 식물의 정의
지피 식물은 주로 지표 위를 30센티미터 이하로 낮게 덮는 식물로 토양에 넓게 자라면서 토사의 침식을 막아주거나 홍수나 가뭄으로부터 땅을 보호하는 역할 등 풍해나 수해로부터의 토양 유실을 막아주는 식물들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한번 심으면 오랫동안 자랄 수 있는 노지월동 다년생 식물들이 많다. 대표적인 식물로는 잔디가 있을 것이나 흔한 잔디를 대신해서 정원을 더 손쉽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지피 식물들도 많다. 거의 모든 종류들이 번식이 왕성하고, 기르기가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잔디를 대신하여 잡초를 막아주는 기능을 충실하게 하려면 기본적으로 그래야만 심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면에 너무 왕성하게 번식을 하여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침투성 식물이 될 지경에 이를 때도 빈번히 있으니 경계를 잘 구분하여 심어야 다른 식물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
2. 종류
워낙 다양한 종이 있으나, 대표적으로 손쉽게 키울 수 있으면서 아름다운 꽃을 같이 감상할 수 있는 종류들로 소개하겠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꽃잔디일 것이다. 정원이 있다 하면 꽃잔디 정도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심었을 것이다. 가장 구하기도 쉽고 아름답고 화려하니 누구나 심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너무 흔해 식상하다는 점이 있겠다.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지피식물로는 아주가, 맥문동, 바위꽃다지, 백리향, 사계패랭이, 덤불초롱꽃, 갯모밀, 쿠라피아, 빈카, 세덤, 낮달맞이, 송엽국, 이끼용담 등이 있다. 모두 30센티미터 내외이긴 하나 어떤 종은 바닥을 기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종아리 높이까지도 올라온다. 나는 그중에서도 백리향과 아주가를 특히 추천한다. 키도 작은 것들이 번지기도 잘 번지지만 서로 모여 꽃을 피우면 분홍꽃과 보라꽃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뤄낸다. 더불아 빈카와 세덤은 바위틈에 심는 걸 추천한다. 빈카는 줄기가 아래로 늘어지며 마디마디 보라꽃을 피워내는데 정원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꽃 중 하나이고, 세덤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올망졸망한 모습 그 자체로 꽃봉오리를 연상케 한다. 따로 꽃이 피지 않는 시기에도 꽃봉오리가 모여 있는 모습과 같다.
3. 식재 방법
다른 식물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체적으로 흙 위를 낮게 덮는 식물이 많기 때문에 흙 상태가 좋아야 잘 자라 난다. 그렇다 치더라도 대개의 경우엔 척박한 돌틈에서도 무난하게 자라나는 번식력을 보이기에 양지바른 곳이라면 크게 관여치 않아도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번 자라나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번식하기 때문에 경계를 잘 두고 심어야 한다. 이외에도 식재 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적어본다면, 첫째로 식물의 최종 성장 후의 키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키가 작은 식물은 앞으로 배치하고 그보다 큰 식물은 뒤로 가게 배치하여 식물의 성장에 서로 방해가 되지 않게 하여야 하고 군데군데 관목을 따로 배치하는 등 정원의 디자인을 생각하며 심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지형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평지에 심을 거인지 돌바위가 올라와 있는 석축에 심을 것인지에 따라 종을 나누고 적절하게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사항과 겹치는 부분이겠으나 그만큼 식물의 위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체수가 많은 지피 식물인 경우엔 더더욱 그러하다. 한번 뿌리를 내리면 제거하기가 아주 힘들기 때문이다. 뿌리내린 잔디를 뽑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아주 잘알 것이다. 세 번째로 개화 시기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꽃을 순차적으로 피게 하여 사시사철 꽃을 감상할 것인지 모두 한꺼번에 개화하여 꽃밭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할 것인지는 순전히 정원 주인 마음이겠으나, 식재 시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고려하여 심어야 할 것이다. 지피식물이다 보니 넓은 곳에 심어야 하기에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변 지인의 정원에서 얻어다 심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화원에 들러 구입을 하여야 하니, 본인의 경제 사정 또한 꼭 고려하여 종을 택하기 바라며, 저렴한 종과 고가의 종을 혼식해서 식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이상의 모든 것을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아름다운 꽃들을 심어 훌륭한 정원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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